2026-06-13

우자오, 딩톡을 떠나다: 그는 퇴사 글에 진 게 아니라 헛바쁨에 졌다

우자오(无招)가 무너지는 데는 7일이면 충분했다.

6월 4일, DingTalk ONE의 핵심 프로덕트 매니저 텅야신이 7만 5천 자짜리 퇴사 글 《置身钉内》를 올렸다. 6월 8일에는 전직 부사장이 《置身钉外》로 뒤를 이었다. 6월 10일, 알리바바 파트너 위원회는 27년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사업부의 관리 방식을 공개 거명해 비판하며 “알리바바 문화가 가져야 할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6월 11일, 천항이 딩톡(DingTalk) CEO에서 물러났고, 후임은 1992년생 천위썬, 알리바바 역사상 가장 젊은 사업부 CEO다.

그가 딩톡으로 다시 불려 온 지 정확히 437일째였다.

먼저 공정한 말부터 끝내두자: 그는 날로 먹던 사람이 아니다

우자오를 직원이나 쥐어짜는 폭군으로 그리는 것은 이번 여론전에서 가장 손쉽고, 동시에 가장 사실과 먼 서술이다.

이 사람은 진짜 신봉자다. 처음 딩톡을 만들 때 그는 알리바바 라이왕(来往)의 폐허 위에서 그것을 국민 앱으로 키워냈다. 2025년 3월 다시 불려 왔을 때 딩톡은 사용자 7억을 쥐고도 수익화에서 페이슈에 역전당한 뜨거운 감자였고, 그는 그걸 받아들었다. 복귀 후 그는 “현장으로 내려가기 운동”을 일으켜 직접 고객을 찾아다녔고, 아무도 감히 보고하지 못하던 숫자를 캐냈다. 실제 고객 만족도가 3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다음 고객 서비스 팀을 재편해 만족도를 80%까지 끌어올리고 비용을 90% 깎았다. 프로덕트 매니저들에게는 매주 기업 세 곳을 방문하라고 요구했다.

이 동작들은 어떤 제품 방법론 책에 넣어도 옳다. 고객에게 밀착하기, 진짜 데이터를 정면으로 마주하기, 결과에 굶주리기. 지난 시대가 낳은 최고의 미덕들이고, 우자오는 그걸 전부 갖고 있었다.

문제는 그가 이 최고의 것들을 방향이 불분명한 전쟁에 모조리 쏟아부은 뒤, 야전침대와 “맞은편 페이슈 건물은 몇 시에 불이 꺼지는가”로 그 전쟁을 관리했다는 점이다.

성적표: 생산력은 만점, 소비 시나리오는 0점

그의 437일 제품 성적표를 보면 새로운 유형의 실패가 보인다. 모든 부분이 고속으로 돌아가는데, 전체는 제자리를 맴도는 실패다.

“AI 시대의 새 입구”를 표방한 DingTalk ONE은 기획에서 출시까지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고, 일일 활성 사용자 300만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고는 리텐션이 절벽처럼 떨어졌고, 10개월 만에 해체되어 다음 프로젝트 우쿵(悟空)에 흡수됐다. 우쿵은 바닥부터 다시 쓰고 에이전트에 올인했는데, 출시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앞날을 점칠 수 없다. 플랫폼에는 AI 앱이 141만 개 있다고 하지만, 그중 몇 개가 실제로 꾸준히 쓰이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못한다.

4개월 만에 플랫폼을 만들어낸 것은 AI 시대의 생산력을 증명한다. 10개월 만에 그걸 해체한 것은 소비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그것이 곧 “헛바쁨”의 정확한 정의다.

이것이 AI 시대가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파놓은 첫 번째 함정이다. 생산 측의 속도가 수요 측의 공백을 가려버린다. 예전에는 “새 입구” 하나 만드는 데 2년이 걸렸으니 착수 전에 몇 번이고 저울질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AI 덕에 4개월이면 출시되니 “일단 만들어 놓고 보자”가 기본값이 됐다. 빨리 만들수록 “만들어냈다”가 “필요로 한다”로 잘못 읽히기 쉬워진다. 일일 활성 300만은 입구와 트래픽으로 만들 수 있지만, 리텐션은 진짜 소비 시나리오로만 만들 수 있다. 후자는 AI가 도와줄 수 없다. AI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 빨리 드러내는 일뿐이다.

시대의 한계: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길은 아무도 못 찾았다

이 계산서를 전부 우자오 앞으로 돌리는 것 역시 사실과 멀다. 그가 부딪힌 벽에는 업계 전체가 부딪히고 있다.

오피스 협업이라는 트랙에서 지금까지 누구도 그 근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AI 시대의 일터에서 인간과 기계는 각각 무엇을 하는가? 딩톡이 AI를 “새 입구”로 만든 것은 모바일 인터넷이 남긴 근육 기억이다. 그 시대의 성공 공식은 입구, 일일 활성, 빠른 반복, 인력 쏟아붓기였고, 우자오는 바로 그 공식으로 한 번 이겨본 사람이다. 그런데 이 공식은 AI 시대에 통째로 무효가 됐다. 입구는 더 이상 희소하지 않다. 모든 AI가 입구다. 일일 활성은 더 이상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고, 리텐션만이 증명한다. 빠른 반복은 더 이상 우위가 못 된다. 모두가 빠르다. 인력 쏟아붓기는 아예 마이너스 자산이 됐다.

방향을 못 찾을 때 관리자는 본능적으로 유일하게 통제 가능한 변수를 움켜쥔다. 근면이다. 9시 출근 체크, 심야 자리 점검, 자정 전 퇴근 금지. 고압 관리의 본질은 악의보다 불안에 가깝다. 방향이 불확실할 때 고생만은 확실한 것이어서, 필사적으로 고생을 움켜쥐는 것이다. 파트너 위원회의 “AI 시대의 혁신은 결코 고압과 기계적 실행이 아니다”라는 말은 절반만 맞다. 말하지 않은 나머지 절반은 이렇다. 무엇을 혁신해야 할지 모르는 조직에게, 고압과 기계적 실행은 그 조직이 할 줄 아는 유일한 일이다.

가장 큰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AI로 모든 회사를 무의미한 노동에서 해방시키겠다는 회사가, 내부에서는 야전침대와 소등 경쟁과 코드량 평가로 사람을 관리했다. 제품에서도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길을 못 찾았고, 조직에서도 못 찾았다. 두 가지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같은 문제다. 자기 직원을 대하는 방식 그대로 사용자를 이해하게 된다. 사람을 실행 기계로 쓰는 조직이 만드는 AI 제품은 필연적으로 실행을 가속하는 데 그치고, 실행 가속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값이 떨어진 물건이다.

우리의 해법: 힘을 “더 빨리 만들기”에서 “더 빨리 검증하기”로 옮긴다

이 사건이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쓸모가 있다면, 헛바쁨의 해법을 또렷하게 만들어줬다는 점이다. 헛바쁨을 푸는 열쇠는 일을 줄이는 데 있지 않다. 힘을 쓰는 자리를 옮기는 데 있다.

첫째, 소비 시나리오 세 가지 질문을 손대기 전에 던진다. 누구의 문제인가? 그는 지금 어떻게 버티고 있는가? 그가 갈아탈 거라고 믿는 근거는 무엇인가? DingTalk ONE의 4개월 스프린트에서 이 세 질문이 진지하게 답해졌을 가능성은 낮다. 일일 활성 300만은 입구가 밀어 올린 숫자이지,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AI 시대에 이 세 질문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만들어내기”가 이제 아무것도 걸러주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플랫폼급 도박 대신 고충실도 프로토타입을 쓴다. AI는 검증 비용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4개월 동안 수백 명이 “새 입구”를 만드느니, 4일 만에 고충실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제 기업 열 곳에 들고 가 돌려보는 편이 낫다. 우자오가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매주 기업 세 곳을 방문하게 한 방향 자체는 옳았다. 하지만 방문이 시연과 설득에 그친다면 그것은 여전히 생산의 논리다. 방문의 올바른 자세는 돌아가는 프로토타입을 들고 가서 관찰하는 것이다. 그들이 쓰는지, 어디서 막히는지, 안 쓸 때는 무엇으로 버티는지. 30%라는 만족도를 캐낼 용기가 있었다는 건 그가 진실의 가치를 알았다는 뜻이고, ONE이 4개월 만에 출시됐다는 건 조직이 그 진실을 리듬으로 바꾸지 못했다는 뜻이다.

셋째, 인간과 AI의 분업을 분명히 한다. 판단은 사람이, 실행은 AI가 맡는다. 헛바쁨의 미시적 메커니즘은 사람이 앞다투어 실행을 떠맡는 것이다. 야근, 산출, 스프린트는 전부 실행이고, 그 사이 판단은 비어 있다. 올바른 분업은 정확히 그 반대다. 무엇을 만들지, 무엇이 좋은 것인지, 무엇은 절대 하지 않을지. 이것이 사람의 일이고, 아낄 수도 외주 줄 수도 없다. 만들고, 돌리고, 한 버전 고치는 것은 AI의 일이고, 거기에 사람의 목숨을 갈아 넣을 가치는 점점 사라진다. 소등 시간으로 기여를 재는 조직이 아직 있다면, 그 조직은 AI가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사람에 대한 가장 큰 낭비다.

판단

우자오의 근면에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그 근면이 떠받치던 공식이 이미 유효기간을 넘겼다는 데 있다. 그는 지난 시대 최고의 실행자였고, 실행이 더 이상 희소하지 않은 시대에 던져졌다. 이것은 그 개인의 비극이지만, 그 개인의 실패로 단순화되어서는 안 된다.

천위썬이 넘겨받은 진짜 시험 문제도 팀 사기 회복이 아니다. 우자오가 미처 답하지 못한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AI 시대의 일터에서 사람은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더 긴 노동시간으로는 답해지지 않는다. 더 정직한 검증으로만 답해진다.

다음 시대가 누구의 것인지는 모른다. 다만 가장 늦게까지 불을 밝힌 그 건물의 것이 아니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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