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5

우자오에서 저우징런까지: 알리바바는 최고의 AI도, 가장 독한 실행력도 가졌다, 단 하나 판단만 빼고

먼저 사실부터 분명히 해두자. 6월 13일 인터넷에 알리바바 수석과학자 저우징런이 떠난다는 말이 돌았다. 그가 이 직함으로 옮긴 지 겨우 엿새째였다. 이튿날 알리바바는 곧장 이건 헛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까지 저우징런은 떠나지 않았고, 이건 그저 소문일 뿐이다.

그런데 소문 하나가 하루 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믿어진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정보다. 사람들의 직감 속에서 알리바바의 AI 팀은 지금 흔들리고 있고, 사람이 떠날 만한 곳으로 비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직감 아래에는 엄연한 사실이 깔려 있다.

빠져나가고 있는 명단

올해 퉁이 팀은 핵심 멤버가 하나둘 떠나갔다. 3월, Qwen의 기술책임자 린쥔양이 떠나면서 “me stepping down. bye my beloved qwen”이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곧이어 후훈련 책임자와 핵심 멤버 몇몇도 잇따라 떠났다. 저우징런 본인도 이 한 해에 보직을 세 번 바꿨다. 3월에 Qwen을 맡았고, 4월에 수석 AI 아키텍트가 됐으며, 6월 8일에는 다시 수석과학자로 옮겨 미래를 보는 연구기관을 이끌도록 배치됐다. 엿새 뒤, 퇴사 소문이 따라왔다.

렌즈를 조금 멀리 당겨 보면, 6월 11일 우자오가 막 딩톡에서 밀려났다.

일주일 사이에 알리바바가 AI에서 가장 주목받던 두 줄기, 기술의 줄기와 프로덕트의 줄기에서 동시에 인사 지진이 났다. 한쪽은 과학자, 한쪽은 프로덕트 매니저라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둘을 나란히 놓으면 알리바바가 지금 안고 있는 가장 깊은 문제가 그대로 비친다.

다 가졌는데, 판단만 없다

이 일에서 가장 이상한 대목은 이렇다. 알리바바는 기술이 모자란 것도, 실행이 모자란 것도 아니다.

기술로 따지면 퉁이 첸원(Qwen)은 중국에서 가장 잘 싸우는 대형 모델 중 하나다. 오픈소스로 풀리고, 벤치마크를 휩쓸고, 전 세계 개발자가 쓴다. 중국 AI의 얼굴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 실행으로 따지면 우자오의 그 독함, 9시 출근 체크에 새벽 자리 점검, 야전침대까지 동원하는 그 기세는 중국 인터넷 실행 문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표본이다. 하나는 가장 좋은 모델을 쥐었고, 하나는 가장 강한 실행을 쥐었으니, 이치대로면 이건 패가 가장 센 조합이다.

그런데 결과는 기술의 사람이 떠나고, 프로덕트의 주장이 갈린다. 손에 가장 센 패 두 장을 쥐고도 판에서는 계속 밀린다.

왜 그럴까. AI 시대가 값을 다시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과 실행은 마침 이 시대에 값이 떨어지고 있는 두 가지다. 그리고 판단은 유일하게 값이 오르고 있지만 알리바바에 가장 모자란 그 하나다.

모델은 수렴하고 있다. 오늘 네가 석 달 앞섰다가도 오픈소스가 한 번 풀리면 곧 따라잡힌다. 기술의 해자는 갈수록 얕아진다. 실행은 더 말할 것도 없다. AI가 실행의 비용을 바닥까지 낮춰버려서, 코드를 짜고 앱을 만들고 입구 하나를 올리는 일이 갈수록 사람을 갈아 넣고 야근으로 쌓아 올릴 필요가 없어진다. 알리바바가 가장 자랑하던 두 가지 중 하나는 오픈소스에 묽어지고, 하나는 AI에 대체되고 있다.

가운데 비어 있는 한 칸이 판단이다. 이렇게 좋은 모델을 쥐고서, 대체 누구를 위해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한 번 쓰고 떠나지 않을지. 이 칸은 퉁이가 못 메운다. 기술 팀이니까. 우자오도 못 메운다. 그가 잘하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것이지, 그 일을 정하는 것이 아니니까.

전략과 전술, 틀린 곳은 같은 자리

알리바바의 AI 수(手)를 전략과 전술 두 층으로 갈라 보면, 두 층이 틀린 곳이 같은 자리임을 알게 된다.

전략에서 알리바바의 AI 이야기는 “우리는 가장 강한 모델을 만들고, AI 시대의 새 입구가 되겠다”는 것이다. 모델 구동에 입구 사고를 더한, 보기 좋고 또 전형적인 모바일 인터넷식 수다. 먼저 기술의 고지를 점하고, 다음에 트래픽 입구를 점하면 애플리케이션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 문제는 AI 시대엔 입구가 더는 희소하지 않다는 점이다. 모델 하나하나가 곧 입구다. 기술 고지도 지킬 수 없다. 오픈소스가 앞섬을 임시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전략은 “우리가 어떤 AI를 만들 것인가”엔 답했지만, 더 치명적인 물음엔 답하지 못했다. 사용자가 이 AI를 가지고 자기 자신의 어떤 문제를 풀려는가. Qwen은 강하다. 그러나 “강하다”는 건 사용자가 그것을 필요로 할 이유가 못 된다.

전술에서 알리바바의 대응은 더 빠르게, 더 독하게, 더 자주 조정하는 것이었다. 우자오는 넉 달 만에 딩톡 ONE을 올리고 열 달 만에 그것을 뜯어냈다. 저우징런은 한 해에 보직을 세 번 바꿨다. 퉁이는 핵심이 빠져나간 뒤 부랴부랴 조직을 꾸리고 그룹 고위층이 직접 나서 자리를 메웠다. 동작 하나하나가 놀라운 조직 효율과 실행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방향 자체가 또렷하지 않을 때, 효율이 높은 실행일수록 너를 검증되지 않은 곳으로 더 빨리 데려간다. 주장을 잦게 바꾸는 건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인사의 흔들림으로 판단의 부재를 가리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전략은 기술과 입구에 걸고 있고, 전술은 속도와 실행에 매달리고 있다. 그런데 AI 시대엔 이 둘 다 값이 떨어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줄어드는 자산에 가진 칩을 전부 밀어 넣었다.

판단

우자오와 저우징런, 하나는 실행의 극치를 대표하고 하나는 기술의 정점을 대표한다. 일주일 사이에 하나는 밀려났고 하나는 떠난다는 말이 돌았다. 이건 따로 떨어진 두 번의 인사 변동이 아니라, 같은 신호가 두 번 깜빡인 것이다. 알리바바는 모든 힘을 AI 시대에 가장 모자라지 않은 두 가지에 쏟았다.

알리바바에게 필요한 건 더 강한 모델도, 더 독한 실행도 아니다. 일종의 판단력이다. 모델 위에서, 실행에 앞서, 이 무예를 가지고 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풀지 또렷이 생각해두는 것. 이건 과학자 한 명을 모셔온다고 메워지는 게 아니고, 철권의 CEO 한 명을 갈아 끼운다고 풀리는 것도 아니다. 조직의 가장 위층 머릿속에 자라야 하는 것이다.

중국에 가장 좋은 AI 기술이 모자라지는 않다. 알리바바가 그 증거다. 진짜 희소한 건 가장 좋은 기술과 가장 독한 실행 사이에서, 결단을 내리고 또 옳게 내리는 그 판단이다. 누가 먼저 이 칸을 메우느냐, 그 사람이라야 진짜로 AI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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